PART 12회고숫자
숫자로 보는 열흘
10일, 1명, 세션 19개(최근 7일)·메시지 7,247개·토큰 4.3M. 그리고 가장 오래 걸린 건 코딩이 아니었다.
2026-08-054분 분량
이 글을 쓰면서 세어 봤다. 처음엔 "대화를 서른 번쯤 했나" 하고 감으로 적었는데, 마침 Claude 사용 통계 화면을 열어볼 일이 있어 실제 숫자로 다시 세어 봤다. 체감과 기록은 역시 달랐다.
- 기간 : 7월 24일 ~ 8월 5일, 실작업 약 10일. 전부 퇴근 후 밤 + 출퇴근길.
- 사람 : 1명 (기획·결정·QA·스크린샷 수공업 담당).
- AI와의 대화, 실측치 : 최근 7일 기준 세션 19개, 메시지 7,247개, 토큰 4.3M. 활성 일수는 7일 중 6일 — 하루도 못 쉰 주였다는 뜻이다. 가장 많이 접속한 시간은 오후 9시, 퇴근하고 씻고 노트북 앞에 앉는 바로 그 시각이다. 최장 연속 사용일은 15일. 참고로 이 화면에는 "Dune 소설 한 권보다 약 17배 더 많은 토큰을 썼다"는 문구도 함께 떴다. 프랭크 허버트에게는 미안하지만, 앱 하나 만드는 게 사구 행성의 정치보다 말이 많다는 뜻이다.
- 작업 기록(커밋) : 클라우드로 옮긴 뒤 남은 것만 50여 개. 메시지마다 그날 밤의 실패와 결정이 적혀 있다.
- 자동 검증 : 커밋마다 타입 검사 + 설정 6건 + 요금제 80건 + 문장 규칙 91건.
- 산출물 : iOS 앱, Android 앱, 웹, 크롬 익스텐션, 클라우드 서버, 그리고 폰 안에서 도는 소형 AI 하나.
- 가장 오래 걸린 단일 작업 : 코딩이 아니라 애플 스크린샷 4종 세트(영어/한국어 × 아이폰/아이패드).
- 가장 긴 대기 : 구글 비공개 테스트 12명 × 14일. AI 팀의 개발 속도 < 스토어의 절차 속도.
숫자를 늘어놓고 보니 제일 눈에 걸리는 건 역시 마지막 두 줄이다. 만드는 데 쓴 시간보다 만든 것을 세상에 내보내는 데 쓴 시간이 길다. 예전에는 정반대였다. 개발이 몇 달, 스토어 등록이 며칠. 그 비율이 뒤집힌 것이 이번 열흘에서 가장 낯설고 가장 오래 남은 감각이다.
한 가지 더. 저 메시지 7,247개는 균등하지 않았다. 잘 풀린 날은 짧은 대화 몇 번에 기능 하나가 끝났고, 막힌 날은 같은 문제를 붙들고 메시지를 수백 개씩 주고받았다. 그리고 막힌 날의 대화들은 대부분 "무엇을 만들까"가 아니라 "지금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떻게 알아내지" 를 붙들고 있었다. 만드는 능력이 흔해질수록 진단하는 능력이 비싸진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.